파리로 건너온 나에게 모델료를 델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여유는 없었다.
하지만, 거울에 비친 가난한 나의 모습을 보며 난 무한한 그림의 세계를 느낄 수 있었다.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모습을 그리고 싶었지만,
나는 무한한 고독과 신에대한 경건함에 익숙해진 나의 얼굴을 왜곡시킬 수는 없었다.
터치 하나 하나에 나의 심상을 담으며 일정한 선들의 흐름을 그려보았다.
문명과 함께 병들어가는 도시에서의 삶에서 벗어나 난 아를르로 갔다.
하얀 눈에 깊이 잠든 자연과 그윽한 봄향기에 취해있는 벌판, 살갗을 시원하게 뚫고가는 바람의 신선함을 담아내며 난 늘 프른 삼나무 위로 지는 별들의 밤에 취해 깊이 잠이 들 수 있었다.
그 어느날 난 밀짚모자를 쓴 나의 모습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