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물가에 나가 놀면서 주로 보았던 것들이 붕어 미꾸라지, 개구리들이었던데 그 중에 가장 드라마틱하게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으며 재빠른 것이 바로 송사리이였다. 사람들이 송사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는 주로 크기에 관한 것인데.

1. 송사리는 절대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민물에서 붕어는 중형사이즈로 별 다른 위험없이 지낼 수 있는 반면에 송사리는 떼를 지어 다닌다. 허리를 굽히고 물속을 드려다 보고 있으면 민물에선 상상할 수 없이 큰 물고기의 검은 그림자가 휙하니 지나간다. 그것이 바로 송사리 군단인 것이다. 이것은 아마 크기가 너무 작아 혼자 움직이다간 해를 당하기 쉽상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들은 순식간에 하나가 됐다가 또 순식간에 해체되기도 하는데 막상 적이 나타나면 사방으로 흩어져 교란 작전을 펴는 것이다. 그러니까 평시에는 엄청나게 큰 고기인양 과시를 하다가 위험이 닥치면 재빨리 해체 , 분산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것은 폐쇄경제에서 개방화될 때, 민물고기 경제 사회에서는 가장 적합한 적응력을 가진 기업 (송사리 주식회사 ) 인 것이다.

2. 참을 수 없는 드라마틱함, 그 총천연한 색조
나는 송사리가 물빛 연한 갈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는 곳에 따라 이 것들의 색깔이 조금씩 다른데 특히내가 본 것중에는, 저수지에 살던 송사리의 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연한 푸른 색인지 그것이 옥빛인지 , 그것들의 뼈까지 다 보일 정도로 투명한 빛을 띄고 있었다. 머리에서 허리까지 금빛 가느다란 줄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다. 그것은 물 빛 연한 갈색을 가진 우둔한 붕어나 끈적끈적하니 요염하게 움직이는 미꾸라지 (추어탕들 ) 에 비할 바가 아니다.

어쨋거나 송사리는 빠르고 협력할 때 협력할 줄 알며 적절하게 몸을 사릴 (?)줄 알며 그 외양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제 2차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선생님 말씀에 따라 ) 대기업보다 송사리 몇 마리가 죽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다. 우리 경제에 무수한 송사리들 (그 변화 무쌍함)을 살려주길 ..그리고 담엔 송사리보다 좀 다른 고기들을 찾아 적절히 비유해주셨으면.. 송사리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