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

2년 정도... [고시생]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꽤나 오래전에 그만두어버렸고... 이제는 미련조차도 남아있지 않은 일이지만... 그리고... 건강을 엉망으로 망가뜨려버렸다는 기억 때문에... 그다지 즐겁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기억이지요...

하지만...

그 곳에서... 그 세상에서... ... 보지 못 했던 세상을 보았고...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고... 살아가는 방식들을 보았습니다...

고시공부보다는... 그런 상황에 처한... 색색의 사람들과 그들의 그늘뒤로 드리워진 색색의 세상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고... ... 그런 시간들이었다고 해야할까요...? ...


후배녀석들도 가끔... 고시공부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대부분... 말 속에는 깊은 한숨이 묻어나오곤 하죠...

하지만... 말리지는 않습니다... 원해서... 하고자 해서 하는 일일테니까...


단지... 끝까지 갈 수 있기만을... 그리고... 그 끝까지... 지치지 않고... 스스로를 다치게 하지 않고... 힘내어 달려갈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힘내세요...


... 고시생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던 시간 속에서... 저에게는 따뜻한 손으로 기억이 되는 형이 한 사람 있어요... 꼭 두번... 나를... 많이도 울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은... 지금은... 세간적인 표현으로... 잘 나가는 변호사가 되어있는 형이죠...

... 우리들은... 지금... 자기 스스로가 힘들다는 이유로... 그런 까닭에... 그런 탓에... 같이 힘들어하며... 가고 있는... 어쩌면... 자기 자신보다 더 힘겨울지도 모를 타인을... 주위 사람들을 상처입히고 힘겹게 만드는 크고 작은 잘못들을 저지르고 있다고... 그리고... 그렇게 결국... 자기 자신에게마저 상처를 입혀가며... 생채기를 내가며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러지 말자고... 제발...

과부 마음은... 홀아비가 안다고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겠죠...? 과부 마음은 과부가 알고... 홀아비 마음은 홀아비가 아는 것이라고...

... 고시생이라는 것... 향도... 색도... 빛도... 아무 것도 가지지 못 하는... 아니... 가져서는 안 되는 무채색의 인간일 수 밖에 없는데... 그런데도... 우리네는... 인간인 탓에... 인간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인 까닭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많이도 힘들고 버겁다고...

그치만... 아무런 색도 가질 수 없고... 아무런 빛도... 아무런 향기도 가질 수 없이... 지내야 하는 그 시간을 견디어내고 나면... 더 밝을 색을 머금고... 더 투명한 향을 머금을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 형... ...


그 때... 형 이야기 들으면서는... 많이 울었는데...


그냥...

눈 질끈 감고... 달려나갈 수 있는 어딘가가 있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안삼고 다독거려가며 참아야 하는 시간일테죠...?

힘 내세요... ^^


고시 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일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어떤 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