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개강합니다 ㅠ.ㅠ
여러 해 동안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기필코 가장 기억에 남고, 또 보람차게 방학을 보내리라 굳게 다짐을 했건만 막상 개강을 앞두니... 아쉬움이 함께하네요..

물론 인간적으로 방학이 너무 짧았다는 핑계거리도 있지만 (딱 한 달; 시험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일주일,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를 즐기는 데 일주일, 대충 쉬다보면 일주일, 개강준비 일주일 ^^) 정상졸업을 한다면 이제 방학이 한번밖에 안 남았는데......

어제는 처음으로 여기 뉴욕에 눈이 왔습니다.
몇 주전에 먼지가루 같은 별볼일 없는 눈이 잠깐 오긴 했지만 어제는 정말 아름다워서 한참을 기숙사 창가에서 도시의 skyline을 쳐다보았습니다. 나뭇가지들이 점점 하얘지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면서요.
맘같아서는 가필드가 잘 하는 것처럼 눈 속에 퍽하니 누워서 팔 아래위로 흔들면서 천사모양을 그리고 싶었지만... 머나먼 뉴욕까지 와서 미친 사람 취급당하기 싫어서 참았습니다. ^^;;

이번 학기에는 16학점을 듣는데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최대학점임) 한 과목당 교재값이 .. 어마어마합니다. 한국에서 경제과목 하나당 대충 3~4만원인데.. 여긴 예외없이 13만원이 넘습니다. ㅠ.ㅠ 정말 깨끗한 구교재를 하나 발견해서 샀는데 그래봤자 9만원 ..

교재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여기서는 자기가 썼던 교재를 다시 학교 서점에 되파는 게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예상 수요량이 얼만큼 되는지에 따라 값이 매겨지는데요, 힝... 전 좀 늦게 갔더니 50불짜리 책 팔고 7불 받았습니다.. 그래도 필요없는 책 버리느니 파는 게 낫겠다 싶어 팔았습니다. (일부러 깨끗이 썼는데 그런건 체크도 안 하더군요.. ㅠ.ㅠ)

암튼 이번 방학 동안에 뉴욕시내만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녔습니다.
나중에 대학사계처럼 책 한 편 출간할까 합니다.
'뉴욕에서 꼭 먹어봐야 할 것들' (가제) ^^

영화보면 12월 31일날 타임스퀘어에서 카운트다운하면서 공 터지는 거 보고 옆사람한테 "Happy New Year"라고 외치고 키스하잖아요..
저 거기 갔다가 압사당하는 줄 알았어요.
게다가 안 그래도 공으로부터 하도 멀어서 그 커다란 공이 손톱만하게 보였는데 갑자기 술에 찌든 브라질남들이 비집고 들어와서는 제 눈앞에서 브라질 국기를 흔드는 것이예요 -.-;; 마지막 순간에 공이 보여서 아주 해피했는데, 딱 터지는 순간에 앞에 있던 브라질남이............. 점프하였습니다. -.- ..... ㅠ.ㅠ

아.. 사실 오늘 이런 걸 쓰려고 한 게 아닌데......
요즘 정말 진로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거든요...
이번 학기에도 일해보려고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 참.. 경력이라고는.... ( ` <-- 내 눈꼽만치도 안 되는 경력)
한국 돌아가서 한 학기만 하면 졸업인데, 정말 고민이예요..
대학원을 가야 할지, 취직을 해야할지.. 이것도 해볼만한 것 같은데 저것이 더 끌리고.. 끌리는 것들은 너무 불안정한 직업인 것 같고... 기타등등..
공부도 더 하고 싶은데,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지금은 해답없이.. 그냥 고민을 하다가 생각이 나서 kcef 들른 것이었습니다.....

에잇.. 맘같아서는 그냥 해양학자나 동물학자 되서 켄냐나 가고 싶네요.. (이렇게 되면 혼삿길도 막힘... )

암튼, 모두들 남은 방학 뜻깊게 보내시구요,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