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3월이다...............

봄.............

난 봄이좋다.원래 가을을 좋아했는데...언제부턴가 봄을 좋아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대학교2학년부터였을꺼다.....

난 대학교 1년을 재밌게 보내지 못했다.
과중한(?)과외활동과 수능을 망쳐서(?)이화여대밖에 못왔다는 자괴감.........
막상 들어와서는 따라가지도 못하는 학교수업......
동아리 활동도...마땅한 친구도 아는 선배도 없는 대학생활이 그야말로 그렇게 꿈꾸던 대학생활과는 너무나도 큰 거리가 있었다.
학교 끝나면 불이나케 가야하는 과외와 어두운 집안분위기....(당시 우리집은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좀...... 어려웠다.)
정붙일 곳이라곤.......가끔 찾아가는 절이 고작이었다.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대학생활을 하던중.........1년이 지나고 봄이 왔다.......
2학년이 되었고. 조금씩 이름이나마 아는 얘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업부도로인해 갚아야할 빚을 차츰 갚아나갈때이기도 했다.
조금씩 우울한 집의 분위기도 웃음을 되찾을수 있었고....
나도 여유를 가지고 내자신을 되돌아 볼수 있는 시간을 가질때였다.

4월이었던가?........
친구랑 공강시간에 학생문화관 앞 벤치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을때 였다.
눈앞이 번쩍 하더니 무언가 반짝반짝 거렸다.
"뭐지?"
난 반짝거리는걸 유심히 쳐다봤고, 그것은 이제막 자라, 햇살이 통과한 어린나뭇잎이었다. 난 그렇게 이쁜 나뭇잎은 처음 보았다.
아주 연한 찻잎같은 어린잎...............
내 엄지 만한 어린잎은 봄바람에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귀여워라....

'아! 정말 봄이구나........'
주위를 둘러보니 학교는 완연히 봄이었다.꽃도피고 개나리도 만발하고...
봄바람이 참 기분을 좋게 했다.
봄내음.....
내친김에 좀더 학교를 둘러볼 결심을하고 수업도 '땡땡이'친채 학교 이곳저곳을 둘러 봤다. 이화교를 지나는 기차 꼬리도 밟아보고......강당앞 이대오르기도 올라보고...
법정대를오르다가 아예 젤 높은데를 가보자.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급할게 있으랴~하며 천천히 산을 올랐다.
정오의 봄햇살이 산을 감쌋다고 할까?
난 그때까지 우리학교에 이렇게 나무가 많다고는 생각치 못했다.
이런걸 '신록'이라고 그러는구나..........

조용하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으로 갔다.
학교의 전경이 모두 보였다.
"와~우리학교가 이렇게나 크구나~굉장히 좁은줄 알았는데 그래도 대학 캠퍼스구나..."
그때 봤던 학교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왜 여지껏 몰랐을까.......우리학교 캠퍼스가 이렇게 좋은줄....'
그 광경엔 내가 바라던 대학생활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저멀리 신촌행 기차가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까만 점으로 보이는 이화인들이 분주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난 한동안 말없이 그광경을 보고있었다

문득 속에서 뜨거운것이 속구쳤다.
눈물이었다.
이유모를 눈물이 한없이 흐르고있었다.....
대학들어와서 처음으로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맘껏 울어봤다.
눈물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난 기분이 몹시 좋아졌다.
봄이구나...............
행복했다
내가 대학을 다닐수 있음이....
내가 이화인 일수 있음이...................정말 행복했다.

산을 내려오면서 내안에 천국과 지옥이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난 그제서야 내 파랑새를 발견한 것이다.
4월의 봄햇살이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난 그제야 새내기처럼 대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기 시작했다.

이제 봄이다,캠퍼스에는 그때의 봄이 다시 찾아올것이다.
다시 어린잎이 나고 따뜻한 봄바람과 기분좋은 봄내음이 온 캠퍼스에 가득하겠지....................
처음처럼이라 했던가....
나는 다시시작될 이번 학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