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오랫만입니다.

아마 지금 제가 미국에서 이 글을 쓰고 있으리라고 믿는 분들도 많으시겠지요. 아직 서울에 일이 많아 출국을 미루고 있습니다. 3월 중에는 나갈 것입니다.

지난 학기, 수습에디터 들의 지옥 훈련을 옆에서 지켜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직접 할 때보다 훨씬 더 조직적으로 일이 진행되었고, 모두들 약속대로 열심히(아니 결사적으로 라는 표현이..) 하더군요. 모임이 있는 금요일 오후에 제방에 와서는 모두들 졸고 있는 모습, 밥을 사준대로 그냥 집에 가서 자겠다고 하는 모습이 (모두들 전날 밤을 새우고 와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겨울의 여세를 몰아 이번 학기에도 모두들 열심히 하길 기대합니다. 이제 저는 대학사계를 일주일에 몇 개를 쓰느니 하는 약속 따위는 아예 안 할 생각입니다. 어차피 모두들 안믿고, 또..저도 저 자신을 잘 안 믿거든요.

그래도 계획은 새롭게 세울때 힘이 나는 법입니다. 요즘 전 모처럼의 연구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을 열심히 짜고 있습니다. 아! 저의 영어공부 계획도 자발적으로 English Clinic에 올려 놓았습니다.

참고로, 저의 올해 일정은 이번 봄에는 UC San Diego에 가고, 여름에는 한국에 와 있고 (5월 경 두주도), 다시 가을에는 저의 옜 스승 Martin Feldstein 교수와 일하기 위해 보스톤으로 갑니다.

아, 그리고 끝으로 지난 겨울 영어공부를 담당했던 학술에디터 총명이에 대해서 몇마디..

제가 보통 사무실에 10시 경에 오는데, 어느 날 9시에 도착했습니다. 방문을 여니 조교 두어명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황당해 하는 친구가 총명이었는데....책상위에 점심용 샌드위치를 4판(4쪽이 아님..보통 학생들이 먹는 것 2배 싸이즈) 이나 놓고 먹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무리 아침을 안 먹고 와도 그렇지, 내 점심의 2배 쯤 되는 양을 아침에 먹다니.." 라고 생각하며 그냥 빈말로 "아침 안 먹었구나.." 했더니..아침에 어머니가 끓여준 곰국 먹고 왔다고 그러더군요.

그날 많은 고민을 하다 제가 작년에 지어준 총명이라는 필명을 바꾸어 주기로 했습니다. "물곰" 으로
(물곰은 속초에서 나는 곰같은 물고기로서...옛날에는 잡으면 버렸는데..요즘은 찌개거리로 쓴다고 물곰찌개집 아줌마가 말했슴)

그런데 사람이 이름 따라간다고, 물곰으로 개명한 다음 부터 눈에 총기도 사라지고...밥먹으로 가서도 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러던 물곰이 엊그제 "Stanford" 대학에서 박사학위
Admission(입학허가)를 받았습니다. 올해 한국인 1명을 합격시켰다는 소문이 있던데...그게 바로 물곰이었습니다.

여러분, 모두들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