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집에오는데 중학교때 동창(?)을 봤다.

뭐......-_-a 엄밀히 말하자면 동창은 아니다...

그(그녀)는 중학교2학년대 이민을 간다고 학교를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친구가 아니었으므로 친구라고 말하기도....그렇다고 '그녀'라는 낯간지러운 말도-_-a)



미국으로 갔다던 그런 그를 며칠전에 본것이다.

그는 아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시퍼리딩딩한 아이쉐도우 눈화장에 ....쥐잡아먹은듯한 입술.........

방금 싸운듯한 삼발한 머리..........

동꼬바지....-_-a.....................를 입고 남자뒤에 스쿠터를 타고 달달거리며 어디를 가고있었다...

물론 남자의 허리를 꽉붙잡고 껌을 쭈악쭈악 씹으면서 말이다 .



난 순간 당황했다.....

제가 그애 맞나?(@.@)a...............

내 기억으론 그는 참 조용한 성격이었다...

물런 공부를 잘하거나 상냥해서 인기가 있는그런 학생은 아니어도.........

저렇게 까지........뭐랄까.......인생이 곤해보이지는 않았다.

유행을 따라 스프레이를 뿌려 닭벼슬머리에 길다란 양말....(세일러문얘들이 신는양말...이름이-_-a..)

을 신어서 담임과 학주(학생주임)에게 걸리긴 했어도....저렇지는 않았다....

저렇게 나이들어보이지도 않았고........



미국간다고 송별회도 해주었던 그가 우리동네에 와있다....

미국갔던 애가 한국에 온것이 뭐가 잘못됐으랴 싶지만은........



그의 행색은 미국갔다온 유학파의 그것이 아니었다....

나는 봤다...남자뒤에 메달려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그녀의 한손에는

이상한 보자기가 있었다는것을......

그 보자기는 일명 다방에서 씌이는 보온병과........싸구려 커피잔......................

그는...........다방에서 차를 파는 ........일을 하고있었다.......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순간 난 그가 나를 기억하고있음을 알수 있었다.

왜냐면...난 중학교때나 지금이나...구리구리한건 마찬가지이니까......

그가 나의 눈길을 피했다.......



그날밤 난 마당발이라는 중학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본 광경에 대해 물어봤다...

친구가 말하길....

그의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그(다방에서 일하는...)가 엄마를 따라 미국으로 갈려고 했는데...

엄만 미국에서 재혼하고....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는 아버지에게 갔다가...결국 흘러흘러 다방까지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 어디에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동네왔냐고 물어보았다.



난..................순간 초등학교때 우리 담임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공부안하고......자꾸 농땡이 피우다가....거지되서 후회하지말라고 하시면서 나중에 서울역에서 구걸하다가..나(선생님)나 친구들 만나면 얼마나 자신이 비참한지를 알게될거라고.......하셨던

당시로선 뭔말씀을 저렇게 하시냐...하면서 웃고 넘겼던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물론 그(다방에서일하는....)의 선택이 단지 그의 잘못만은 아니라는걸 난 안다....

오히려 그를 그렇게 방치해둔 그의 부모 혹은 다른 가족에게도 잘못이 있음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모든이들이.......다방에서 일한다고..........

부적절한 매매(?)를 하는것도 아니란걸 알고있다.....



그렇지만...씁쓸했다.......

그에게도 다른 미래가 있었을텐데...그도 꿈이 있었을텐데.................

중학교 수학여행사진을 꺼내보았다.......

경주 천마총에서 .....우리는 같이 앉아서 찍었었다............

그 사진에는 .....................

김밥도시락 엎어졌다고 울상이되어있는 내옆에........그가 그렇게 예쁘게 웃고있었다............



그리고.....................난........내가 공부할수 있었음을...정말..........감사했다.....

그는 날보고...무슨생각을 했을까...................



그의 현실을 봐버린 하루.............

부모에게...버림받은..........그가 얼마나 곤하게 인생을 살고있는지.............................

얼마나..........................험하게 인생과 싸우고있는지를.......조금은 느꼈다.............

가슴이 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