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한국에서 공군사관학교를 다니다가 미국 공군사관학교로 보내진 애다.

어제 우리 나라에서 전투기가 추락하였고, 그 안에 공군들 두 명이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하였는데..
그 중 한 명이 그 친구의 공군사관학교 선배이자, 우리 고등학교 선배였던 것이다.
27세.. 김태호 선배님.

난 개인적으로는 김태호 선배를 잘 알지 못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공군사관학교 홍보를 위해서
와인 빛깔의 망토를 휘날리며 우리 교실에 들어와서
뭇 여학생들을 설레이게 했던 그 모습만이 기억의 전부이다.
너무 모범적이어서 모든 선생님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던...

내 친구에게는 정말 좋은 선배였었던 같다.
친구가 공사에 갓 들어갔을 때 빵을 몰래 베개 밑에 넣어주는 등..
게다가 얼마전에 결혼했다고 들었었는데....


이 친구도.. 연대 상대와 공사를 둘 다 합격했을 때,
모두가 연대로 가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택했었다.
하늘을 날고 싶다고.
멋있는 공군이 되고 싶다고.

그 선배님이 자기한테 항상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제각각 이야. 우리는 그 중에서 하늘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담보로 살아가는 것 뿐이고. 대단하다고 생각지도 말고, 굳이 누가 알아주기도 바라지 말아라. 네가 여기있는 사실이 이 나라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될테니까..."

맘이 아프다.
911 테러 때에도 그 수많은 경찰들과 소방관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꼬마아이들(아들 딸들) 을 봤을 때 맘이 너무 아파서 막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 선배님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 받았던 멋있는 공군이었는데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