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대학원 재정학에 서강대학생들이 많이 와서 듣습니다. 나는 나의 명성이 신촌일대에 진동한다고 믿고 열심히 가르쳤는데, 나중 알고 보니 전혀 다른 동기로 이 친구들이 온 것입니다. 널널한 강의, 후한 성적, 게다가 여기오면 청초한(?) 이대생들과 마주보며 지루한 몇 시간을 때울수 있으니..

그래서 요즘들어 외부수강을 가급적 하지 않게 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음 학기는 과목명까지 바꾸어 이들을 못오게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최근 들어 학부 재정학강의를 그다지 열심히 잘 가르친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강사를 줄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내년 교양, 학부재정학, 대학원재정학 이렇게 3과목 중 2과목만 강의해도 됩니다. 교양은 오랫만에 자청해서 강의하기로 한 것이므로 뺼 수 없고...재정학2과목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아래에 마치 내게 재정학을 못들으면 슬플 것 처럼 쓴 사람들...그 내장을 들쳐보면(아니, 내막), 모두다 쉽게 강의 듣고 편하게 학점따자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요즘, 학교일에 관한한 저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솔직히 여러 가지로 좀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강의를 성의있게 할 자신도 없고, 이럴 바에는 유능한 강사에게 맡기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한 것입니다.

여러분, 강사라고 다 같지 않습니다....제가 강사를 줄 때는 저보다 나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참고로 제가 특강 강사를 구할 때 3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1) 나보다 그 분야를 많이 알아야 (2) 나보다 말을 잘해야-재미있어야 (3) 나보다 잘생겨야..; 설사 앞에서 통과되도 (3)번에서 대부분 탈락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3)번 기준은 많이 완화하기로...)


경제와 사회 같은 교양은 어느 대학이나 강의 경험이 풍부하고, 현실감각도 있는 사람들이 가르쳐야 합니다. 경험없는 강사나 센스없는 교수들이 가르치면 역효과가 나는 과목입니다.

아마, 나처럼 공부는 별로 안하고 세상읽기에 바쁜학자는 재정학 보다 교양을 가르치는 것이 적합할 것입니다.

아무튼 두고 봅시다. 훌륭한 강사를 찾아볼테니...